밀가루나 다른 곡물 가루를 물이나 우유 등의 액체로 반죽한 뒤 굽거나 쪄낸 음식의 총칭. 발효시킨 것과 발효시키지 않은 것이 있으며 주식과 간식으로 모두 쓰인다. 서양에서 빵에 해당하는 단어는 대개 주식으로 먹는 것들을 가리킨다.
서양권과 달리 한국에서는 밥이 확고하게 주식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서 빵은 거의 간식으로만 먹는다. 한국 식품공전 2017년판에는 빵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밀가루 또는 기타 곡분, 설탕, 유지, 계란 등을 주원료로 하여 이를 발효시키거나 발효하지 않고 반죽한 것 또는 크림, 설탕, 계란 등을 주원료로 하여 반죽하여 냉동한 것과 이를 익힌 것. 대표적으로는 식빵, 케이크, 카스텔라, 도넛, 피자, 파이, 핫도그, 티라미수, 무스케익 등이 있다."
보다시피 매우 구체적이고 협소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한국에서 빵이 주식은커녕 대체 식사로서의 위상도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좁게 정의된 것.
유래
껍질을 벗겨 쌀로 만들면 바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벼와 달리, 밀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껍질을 벗길 수 없기 때문에 빻아서 가루를 내야만 먹을 수 있었으며, 빵이란 음식이 등장하는 것 역시 필연이었다.
발효빵이 최초로 만들어진 곳은 고대 이집트라고 한다. 이집트에 대한 호메로스의 기록을 보면 주식으로 사용되는 사람 몸뚱이만한 거칠고 둥근 맷돌 형태의 보존이 용이한 심하게 거친 빵부터[8] 발효빵[9], 무발효빵, 물을 사용한 부드러운 빵, 쿠키, 케이크, 웨하스, 달콤한 빵, 찐빵, 향신료빵, 스펀지 빵, 피라미드, 구형, 네모, 얇은 형태 등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었고 그 용도도 제물용[10], 식사용, 의식용, 장식용 등등 다양했다. 또한 맥주를 만들 때도 보리로 빵을 구워 그것을 개어 발효시키는 방식을 썼다.[11] 가히 생활에서 빵이 차지하는 영역이 엄청난 수준. 이것이 이후 로마 제국에서 주식의 위치를 차지하며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고[12] 특히 서양에서는 주식의 위치를 차지한다.
지역의 환경에 따라 빵을 만드는 방식도 달라지는데, 사막처럼 물과 나무가 부족한 곳에서는 반죽을 최대한 물을 적게 해 만든 다음 얇게 밀어 잿속에 넣고 익혀 먹는 곳도 있다. 화덕을 갖춘 유럽의 경우도 불을 때울 땔감을 구할 수 있는 숲은 애초에 영주의 소유였고[13] 집집마다 화덕을 갖춘 게 아니라 마을마다 하나씩 있던 빵집에서 빵을 만들었기 때문에[14] 가급적 크게 만든 덩어리를 한 번에 익히는 경향이 강했다. 고전 소설들을 읽다보면 갓 구워낸 빵을 먹고 싶다던가 돌덩이처럼 딱딱한 빵이 싫다던가 딱딱한 빵을 스프에다 불려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한번 구울 때 온 식구가 며칠간 먹을 수 있도록 크게 굽다 보니, 나중 가면 빵이 푸석푸석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돌처럼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발효시키지 않는 무발효빵도 있다. 유대교의 유월절 전통에서도 나오는 무교병(無酵餠[15])이 이런 녀석의 대표적인 예. 가톨릭에서 성체성사 때 쓰는 동그랗고 납작한 빵(제병)도 이스트를 넣지 않은 무교병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이 이것. 다만 정교회를 비롯한 동방교회에서는 누룩을 넣은 빵을 쓴다. 성체성사 문서로.